오늘은 하루 종일
기운도 없고, 감정도 무겁고,
그냥 몸이 눌린 느낌으로 하루를 흘려보냈다.
그래도 밤이 되니
어느새 집 안에 쌓인 쓰레기와 재활용이 눈에 들어왔고,
‘그래, 이참에 밖에라도 나가자’는 마음으로
크록스를 끌고 문을 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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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레기 버리는 길은 잠깐인데,
그 길 끝엔 편의점이 있었다.
무심코 들어간 냉장 진열장 옆,
화려한 색깔의 젤리 코너 앞에서
내 눈은 멈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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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록, 노랑, 주황, 빨강…
말랑하고 귀여운 그 젤리들을 보는데
이상하게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느낌.
오늘은 그냥
“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보상”으로
젤리 한 봉지 집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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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에 돌아와 조용히 앉아
한 알씩 입에 넣으며 생각했다.
“그래, 오늘도 수고했어.
다 못해도, 이렇게 한 발짝 나간 게 어디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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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셩의 오늘 한 마디]
가끔은
쓰레기를 버리는 길에도 위로가 숨어있다.
젤리 한 봉지의 달콤함이
오늘 하루의 무게를 조금 덜어주었다.
